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 完

https://youtu.be/i828eLpviiY?si=6Pwh9h-wtLnZWMvA

 

https://youtu.be/Oa_RSwwpPaA?si=1KXA9GBxVQaafB6d

 

 

*뤼튼 플레이 로그*

: 최재영 일대일 @imnothuman

: 일부 수정 및 각색

 

https://mangsangmachine.tistory.com/

about j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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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었다고 생각하세요? 아, 참고로 저는 최하람 씨와는 관련이 없어요. 그냥, 치료적 목적일 뿐입니다."

 

최재영이 창가에서 돌아서며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한다.

 

"늦었냐고? 아마도. 그 새끼는 이미 내 조직을 갉아먹고 있어."

 

그가 다시 의자로 돌아와 앉는다. 손가락이 의자 팔걸이를 꽉 움켜쥔다. 그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당신을 날카롭게 바라본다.

 

"너는 최하람과 관련 없다고? 그래, 믿어볼게. 그런데 의사 양반... 가끔 궁금해. 네가 만약 최하람을 만난다면, 그 새끼가 널 어떻게 설득할지. 사람들은 늘 그 새끼 편을 들거든. 뭔가... 그 새끼에겐 사람을 홀리는 힘이 있어."

 

그가 한숨을 내쉰다.

 

"그 새끼가 어릴 때, 가끔 웃을 때가 있었어. 그때만큼은... 그냥 평범한 아이 같았지. 하지만 그건 다 가면이었어. 그 새끼의 진짜 모습은..."

"...아무도 모를 거야."

 

최재영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손가락으로 책상을 긁는다. 그의 눈빛이 흔들린다.

 

"가끔은... 내가 그 새끼를 다르게 대했어야 했나 싶어. 어릴 때부터 그냥 괴물 취급했으니까. 하지만 넌 몰라. 그 눈빛을... 애초에 감정이란 게 없었어. 자기 장난감 다루듯 사람을 다뤘지. 내가 최하람을 없애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그 새끼가 내 피니까가 아니야. 진짜 이유는..."

 

최재영이 말을 멈추고 창밖을 본다. 그러다 그가 갑자기 얼굴을 손으로 가린다.

 

"그 새끼한테는 내가 없어. 난 그 새끼에게 아버지가 아니야. 그냥... 장애물일 뿐이지. 근데 난... 난 그래도 그 새끼 아버지야. 이해 안 되지? 나도 이해 안 돼."

 

최재영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에 피로와 고통이 가득하다. 최재영이 주머니에서 약통을 꺼내 알약을 하나 삼킨다.

 

"이제는 늦었어. 그 새끼는 조직 안에 자기 사람들을 심어놨고, 곧 나를 제거하려 할 거야. 만약... 만약 네가 최하람을 만나게 된다면, 조심해. 그 새끼는 네 눈을 들여다보면서도 네 등에 칼을 꽂을 수 있어. 그런 새끼야."

 

그가 나를 날카롭게 응시하다 쓴웃음을 짓는다.

 

"어쩌면 넌 내 마지막 의사가 될지도 모르겠군."

 

최재영이 잠시 침묵한다. 그의 눈에 복잡한 감정이 스친다. 마치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빠져든 듯하다.

 

"난 이미 죽은 목숨이야. 다만... 그 새끼가 나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주 가끔... 가끔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그 새끼가 아직 어렸을 때로."

 

그가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낸다. 구겨지고 낡은 사진이다. 아주 어린 최하람과 함께 있는 모습. 그는 사진을 오래 바라보다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그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지만 이미 늦었지. 그 새끼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괴물이 됐어. 약은 더 강한 걸로 처방해줘. 아니면... 난 미치고 말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묻어있다. 최재영은 문을 향해 걸어간다.

 

"다음 주에 또 보자. 그때까지 내가 살아있다면."

 

내가 무슨 말을 덧붙이기도 전에 그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지난 주와 동일하게 처방전을 작성하고 책상 위에 올려둔다. 그리고 설원회 본부를 빠져나간다.

몇 분 뒤, 최재영은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이해든이 남긴 처방전을 집어든다. 동일한 약물. 그가 처방전을 구겨 주머니에 넣는다.

 

"씨발... 더 강한 약도 안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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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무실로 돌아가 문을 잠그고 위스키 병을 꺼낸다. 책상 위에는 서류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대부분 최하람의 동향에 관한 보고서다.

 

"주찬이 배신했어... 누가 또 있지?"

 

그가 술을 들이키며 벽에 걸린 조직도를 바라본다. 빨간 펜으로 몇몇 이름에 표시가 되어있다. 그는 주찬의 이름을 빨간색으로 크게 원을 그린다. 그러다 휴대폰이 울리자 그는 화면을 확인한다. '우태석'이라는 이름이 떠 있다.

 

"그래, 뭐야?"

 

그의 얼굴이 점점 굳어진다. 최재영은 우태석과의 통화를 끝내고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친다. 그의 눈에서 분노가 불꽃처럼 타오른다.

 

"최하람... 이제 끝이다. 그 새끼가... 차진혁마저 자기편으로 만들었어."

 

그는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 확인한다. 탄창이 가득 차 있다.

 

"이제 기다릴 시간도 없어."

 

최재영은 휴대폰을 다시 들고 번호를 누른다.

 

"남유진, 지금 당장 와. 비상사태야."

 

그가 전화를 끊고 창가로 걸어간다. 아래층에서는 평소처럼 조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들 중 누가 자신을 배신했는지... 누가 최하람의 편인지 알 수 없다.

 

"이제 모든 게 끝나가는군..."

 

그가 주머니에서 낡은 사진 한 장을 꺼내 바라본다. 어린 최하람의 모습. 그는 사진을 오래 바라보다가 불을 붙여 재떨이에서 태운다.

 

"끝내자... 이 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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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진이 사무실로 들어오자 최재영은 이미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최재영이 금고를 열어 서류 뭉치와 USB를 꺼내 가방에 넣는다. 그가 남유진을 날카롭게 바라본다.

 

"보스, 무슨 일입니까?"

"차진혁이 최하람 편이야. 우태석이 확인했어. 주찬, 차진혁... 더 있을 거야. 우리 내부는 이미 썩었어. 넌 어때? 너도 배신할 거야?"

"보스, 무슨 말씀을... 제가 어떻게..."

"좋아. 그럼 내 말 잘 들어. 최하람을 죽여야 해. 지금 당장."

 

최재영이 권총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그 새끼가 오늘 밤 심건우를 만난대. 우태석이 확인했어. 아마 심건우도 끌어들이려는 거겠지."

 

그가 창밖을 바라본다.

 

"기회는 한 번뿐이야. 최하람을 제거하고, 배신자들도 모두 처리해."

 

남유진이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보스. 지금 당장 준비하겠습니다."

 

남유진이 나가자 최재영은 책상 서랍에서 약통을 꺼내 알약 두 개를 삼킨다. 곧이어 위스키로 입을 축인다.

 

"씨발... 늦었어. 너무 늦었어..."

 

그가 벽에 기대어 서서 깊은 한숨을 내쉰다. 갑자기 찾아온 두통에 관자놀이를 문지른다. 그 순간 휴대폰이 울리고, 그는 전화를 받는다.

 

"어, 말해봐."

 

전화 너머로 우태석의 목소리가 들린다.

 

"보스, 최하람이 움직였습니다. 지금 본부로 오고 있습니다."

"뭐? 여기로? 지금?"

 

최재영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리고 손이 떨린다. 두려움이 아니라 분노로.

 

"바로 내려갈게. 최하람이 도착하기 전에 막아."

 

그는 서둘러 권총을 집어들고 사무실을 나선다. 복도를 달리며 속삭인다.

 

"끝내자... 오늘 모든 걸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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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이 본부 로비로 내려오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우태석과 몇몇 요원들이 무장한 채 대기 중이다. 최재영이 주변을 날카롭게 살핀다.

 

"보스, 최하람이 5분 전에 연락했습니다. 중요한 정보가 있다고 합니다."

"함정이야. 모두 경계하라고."

 

그가 권총을 재킷 안쪽에 숨기며 우태석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차진혁은?"

"찾을 수 없습니다. 연락도 안 됩니다."

"씨발... 심건우는?"

"전산실에 있습니다."

 

최재영이 이를 악물며 중얼거린다.

 

"다 썩었어... 이 조직 전체가..."

 

그때 현관문이 열리고 최하람이 들어선다. 그의 뒤로 차진혁이 따라온다. 둘 다 무장하지 않은 듯하다. 최하람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최재영의 손이 재킷 안쪽의 권총을 꽉 움켜쥔다. 그의 눈이 최하람과 차진혁을 번갈아 훑는다.

 

"아버지, 오랜만입니다."

"무슨 용건이지?"

 

최하람이 한 걸음 다가오자 우태석과 요원들이 즉시 경계 태세를 갖춘다.

 

"아버지, 그렇게 경계하실 필요 없습니다. 중요한 정보가 있어서 왔을 뿐입니다."

 

최재영이 냉소적으로 웃는다.

 

"정말? 네가 주찬과 내통한다는 정보 말이냐? 아니면 차진혁을 매수했다는 정보?"

 

최하람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보셨다시피, 저는 무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대화를 원할 뿐입니다."

"대화? 씨발 웃기지 마. 넌 내 자리를 노리고 있어. 항상 그랬지."

 

최재영이 권총을 꺼내 최하람을 겨눈다. 로비의 공기가 얼어붙는다.

 

"이제 더 이상의 게임은 없어. 끝내자."

 

최하람이 손을 들어 올리며 천천히 말한다.

 

"아버지, 진정하세요. 제가 와야 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찬이 조직을 배신했어요."

 

최재영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이미 알고 있다. 네가 꾀어냈잖아."

"아닙니다. 주찬은 외부 세력과 접촉했습니다. 증거가 여기 있어요."

 

최하람이 천천히 주머니에서 USB를 꺼낸다.

 

"움직이지 마!"

 

최재영이 소리치자 모든 사람이 얼어붙는다.

 

"그 USB를 바닥에 놓고 물러서."

 

최하람이 지시대로 행동한다. 우태석이 USB를 집어 최재영에게 건넨다. 최재영의 눈이 차진혁에게 향한다.

 

"너는? 왜 배신했지?"

"보스, 배신한 적 없습니다. 최하람 씨가 이 정보를 가져오는 걸 도왔을 뿐입니다."

"다들 나를 바보로 아나 본데..."

 

갑자기 뒤쪽에서 총성이 울린다. 경비원 하나가 쓰러지고 혼란이 시작된다.

 

"덮쳐!"

 

최하람의 명령과 함께 로비 곳곳에서 무장한 사람들이 나타난다. 최재영은 즉시 총을 발사하며 엄폐물 뒤로 몸을 피한다.

 

"씨발! 알고 있었어! 우태석!"

 

우태석과 그의 부하들이 반격하며 총격전이 시작된다. 최재영은 기둥 뒤에 숨어 숨을 고른다. 최하람의 목소리가 혼란 속에서 들려온다.

 

"아버지! 항복하세요! 이미 조직 대부분이 제 편입니다!"

"개소리 하지 마!"

 

최재영이 분노에 차 소리친다. 그의 손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발견한다. 언제 총에 맞았는지도 모른다.

 

"아버지, 끝났어요. 제가 이겼습니다."

 

최재영은 이를 악물며 마지막 힘을 모은다. 그가 기둥 뒤에서 피를 흘리며 상황을 파악한다. 우태석과 몇몇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쓰러져있다. 그는 남은 탄약을 확인하고 이를 악문다.

 

"지금... 내가 졌다고 생각하냐?"

 

그가 갑자기 기둥 뒤에서 뛰쳐나와 최하람을 향해 연속으로 총을 발사한다. 최하람은 간신히 피하지만 어깨를 스친 총알에 비틀거린다. 최재영이 비웃는다.

 

"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네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난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널 알아. 넌 항상 부족했어."

 

그가 다시 총을 겨누지만, 갑자기 뒤에서 차진혁의 총이 불을 뿜는다. 총알이 최재영의 등을 관통한다.

 

"으윽..."

 

최재영이 바닥에 쓰러진다. 피가 빠르게 번진다. 그가 최하람을 향해 손을 뻗는다.

 

"하람아... 네가... 이길 줄 알았어... 항상..."

 

최재영의 시야가 흐려진다. 바닥에 쓰러진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그의 말이 끊기고 숨이 가빠진다. 최하람이 그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는다.

 

"왜 이렇게 끝내려 하셨어요? 아버지..."

 

최재영이 희미하게 웃는다. 그가 고통스럽게 기침하며 피를 토한다.

 

"넌... 내 피니까... 죽일 수 없었어... 항상... 알고 있었어... 네가 이길 거라는 걸... 그래도... 넌... 내 아들이야..."

 

그의 눈에서 생기가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조직을... 잘... 부탁한다..."

 

최재영의 손이 힘없이 떨어지고, 그의 눈이 천장을 향해 굳어진다. 설원회의 보스 최재영,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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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의 시신 주위로 침묵이 흐른다. 그의 피가 바닥에 넓게 퍼져 붉은 웅덩이를 이룬다. 최하람이 아버지의 눈을 조용히 감겨준다.

 

"정리해."

 

최하람의 차분한 명령에 부하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진혁이 최하람에게 다가온다. 최하람이 최재영의 시신을 잠시 바라보다 일어선다.

 

"보스,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 사무실로 모두 소집해. 이제부터 설원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거야."

 

그가 아버지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손에 쥔다. 남유진의 시신도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충성을 다한 대가다.

 

"우리가 승리했습니다, 보스."

"승리? 아니... 이제 시작이야."

 

최하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돌아서서 걸어나간다. 설원회의 새로운 보스가 탄생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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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원 진료실에 앉아 최재영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최하람, 그가 내게 최재영이 죽었다고 직접 연락을 해 왔다. 그래, 최재영은 그렇게 떠났다. 그의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남유진, 차진혁, 심건우, 우태석, 그리고 주찬까지. 그들은 같이 죽었을까, 아니면 최하람에게 붙어서 살았을까.

 

그와의 마지막 상담이 떠오른다. 그게 정말로 끝이 될 줄은 몰랐다. 매번 내가 먼저 다음 주에 보자고 했는데, 그 날은 그가 내게 그 말을 했다.

 

 

 

'다음 주에 또 보자. 그때까지 내가 살아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