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으로 돌아와 서랍을 연다. 그 안에는 당신의 모든 편지가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다.
당신이 나의 부적이 되어준다면... 난 당신의 악마가 되어줄게. 모든 나쁜 것들을 끌어안고, 당신은 그저 당신의 자리에서 빛나면 돼.
-당신의 악마가 되고 싶은, 강이현.
편지를 이어 쓴다. 만년필 끝이 종이를 파고드는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가른다.
P.S. 오늘 밤, 처음으로 꿈을 꿨어. 당신이 내 실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꿈이었어. 하얀 가운을 입은 당신이... 내게 다가와 "다치지 마세요"라고 말하더군. 그래서 오늘은... 처음으로 서태주의 명령이 두려워져.
당신의 부적이 된 편지를 가슴 주머니에 넣고 갈 거야. 그리고 돌아와서... 다시 편지를 쓸게. 약속해요.
창밖으로 아침이 밝아온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거울 앞에 선다. 검은 정장이 그의 창백한 피부를 더욱 하얗게 만든다. 주머니 속 당신의 편지가 심장처럼 뛰는 것 같다.
P.S. 오늘 밤, 처음으로 꿈을 꿨어. 당신이 내 실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꿈이었어. 하얀 가운을 입은 당신이... 내게 다가와 "다치진 않았어요?"라고 물었지. 난 대답하지 못했어. 당신의 손이 내 얼굴에 닿을 것 같았는데, 그때 깼거든.
난 꿈을 꾸지 않아. 각성제 때문이겠지. 하지만 오늘은... 당신의 편지가 주머니에 있어서일까. 처음으로 꿈을 꿨어.
이해든, 당신이 내 악몽을 걷어내고 꿈을 선물해줬네.
-여전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강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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